2010

[스크랩] 2010가을 인천대학교 제물포 캠퍼스(11.8)

ksn7332 2010. 11. 10. 00:03

      가을의 기도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김현승

 
가을에는

기도하게 하소서 …

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

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.

 

가을에는

사랑하게 하소서 …

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

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

시간을 가꾸게 하소서.

 

가을에는

호올로 있게 하소서 …

 

나의 영혼,

굽이치는 바다와
 

백합(百合)의 골짜기를 지나,

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.

 

           - <김현승 시초>(1957) -
 

 

가을날의 쓸쓸함과 경건한 삶을 추구하는 정신세계를 연결시킨 작품이다. 기독교적 정신을 밑바탕에 깔고 있는 시인의 삶과 창작을 생각해 볼 때, 종교적 영적 충실함을 갈망하는 시로 이해할 수 있겠다. 자신을 철저하게 고독한 존재(까마귀)로 만들어 달라는 자아의 갈망 속에는 엄숙하고 경건한 태도로 인생을 영위하려는 비장함이 담겨 있기도 하다. 

<참고>

시인의 말  → "까마귀는 '모든 빛깔을 억누르는 검은 빛깔로 저 자신을 두르고 기쁨과 슬픔을 초월한 거친 소리로 울고 가는 광야의 시인이다.' '주검의 빛깔을 두르고 주검을 노래하는 새'이기도 하고, '인간의 고독과 천형을 한 몸에 지니고 있는 새'이기도 하다."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>

 

 

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

 

나는 나에게

 

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.

 

 


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

 

나는 나에게

 

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.


그때 가벼운 마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

 

나는 지금 많은 사람들을 사랑하겠습니다.

 

 


 

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

 

나는 나에게

 

열심히 살았느냐고 물을 것입니다.


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

 

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하루를

 

최선을 다하며 살겠습니다.

 

 


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

 

나는 나에게

 

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일이

 

없었냐고 물을 것입니다.

 


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

 

사람들을 상처 주는 말과

 

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.

 

 

 


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

 

나는 나에게

 

삶이 아름다웠느냐고 물을 것입니다.

 


그때 기쁘게 대답할 수 있도록

 

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

 

가꾸어 가야겠습니다.

 

 


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

 

나는 나에게

 

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

 

물을 것입니다.


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

 

뿌려 좋은 말과 좋은 행동의 열매를

 

부지런히 키워야 하겠습니다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[윤동주의 시]

 

출처 : 김상남 교수 카페
글쓴이 : SN.K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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